은값, 사상 첫 온스당 52.50달러 돌파… ‘런던 숏스퀴즈’가 불 붙였다

안전자산 선호·공급 부족·차익거래까지… 글로벌 은 시장이 들썩인다

2025년 10월 13일(현지시간), 런던 거래소에서 은 현물 가격이 **온스당 52.58달러(약 7만5천 원)**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.
1980년 이후 45년 만의 신기록이다. 금값 상승 랠리에 이어 은 시장까지 불붙으며,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.


▶ 글로벌 은 가격, 왜 이렇게 급등했나

최근 은값 폭등의 배경에는 **‘숏스퀴즈(short squeeze)’**라는 금융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.
이는 자산 가격이 예상과 달리 급등할 때,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급히 되사들이면서 가격이 추가로 폭등하는 상황을 말한다.

올해 초 미국의 관세 부과 우려로 은 재고가 런던에서 뉴욕으로 대량 유출된 상황에서 가격이 치솟자, 런던 내 은 재고가 빠르게 줄었다.
이 과정에서 은을 빌리는 비용(리스 금리)이 급등했고, 숏포지션을 유지하던 투자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에 불이 붙었다.

👉 결과적으로 공급 부족 + 공매도 청산 + 안전자산 수요 증가가 한꺼번에 작용하며 전례 없는 폭등세가 나타난 것이다.


▶ 금·은 모두 ‘안전자산’으로 랠리

은값 급등은 금값 상승 흐름과도 맞물린다.
올해 초 온스당 2,6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금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4,100달러를 돌파했다.
이는 연초 대비 57% 상승한 수치다. 같은 기간 은은 82% 급등해 금 상승률마저 뛰어넘고 있다.

이 같은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, 연준(미국 중앙은행) 독립성 논란, 정부 셧다운 등 정치·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.


▶ 런던–뉴욕 간 ‘차익거래’까지 등장

런던의 은값이 뉴욕보다 급등하자, 일부 트레이더들은 항공편으로 은을 실어 나르며 차익거래에 나서고 있다.
보통 두 시장의 가격 차이는 0~10센트에 불과하지만, 지난주엔 온스당 3달러 이상 런던이 웃돌았다.
13일 기준으로도 1.4달러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.


▶ 전문가들 “은, 내년 100달러도 가능”

글로벌 투자은행과 귀금속 전문가들은 은값 상승세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.

  •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공급 부족, 재정적자 확대, 금리 인하 등을 근거로 내년 말 은값 전망을 온스당 65달러로 상향했다.
  • 솔로몬글로벌 폴 윌리엄스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“산업 수요와 구조적 공급 부족이 뚜렷하다. 현재 은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이며, 내년 100달러 도달도 충분히 가능하다”고 밝혔다.

▶ 단기 조정 가능성도 주의

반면 골드만삭스는 급등세 뒤에는 급격한 조정 위험이 따른다고 경고했다.
은 시장은 금 시장보다 규모가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중앙은행의 가격 개입도 없다.
따라서 투자 흐름이 바뀌거나 런던 재고 상황이 해소되면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.


💡 데일리픽 경제 인사이트

“은값 폭등은 단순한 투자 과열이 아니다.
글로벌 공급 구조, 정책 변수, 투자 심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.
하지만 단기 변동성 또한 그만큼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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